히키코모리시폰원피스/황수아

집돌이 쉬폰 원피스 황수아범이 쉬폰 원피스를 입고 집 밖으로 나온 마음이 시위대처럼 거리로 쏟아져 나온 그 무엇도 알고 싶지 않고, 그저 쉽게 희망에 차 있던 목련이 어두운 길로 떨어지고, 봄 쉬폰 원피스에 꽃 그림자가 스며들었다 외로움이 만개해 벚꽃이 긴장을 늦추는 순간에도 마음은 호숫가로 행군하고 그 풍경이 장관이다 틀에 박힌 은둔형 외톨이의 비극은 봄에 시작된다라고 적는 동안 나무는 꽃을, 꽃은 계절은 사람을 쉽게 놓아버렸다고, 밥알처럼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꽃잎이 계절의 소화기관으로 사라져가던 봄은 마음을 달랜다

황수아 시인, 1980년 서울 출생, 2008년 『문학수첩』 신인상으로 등단시집 『엑스레이행 열차』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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